어제(27일) 낮엔 토담이 내 사무실을 찾아와 차를 한잔 하고
북삼동 '행복이 머무는 집'이란 식당에서 고디수제비로 맛있는 점심 식사를 했다.
토담은 마지막 항암치료를 마친 지 얼마 되지 않아서 그런지 힘이 많이 없어 보였다.
몸에 저항력이 가장 저조한 상태라서 음식먹는 것도 퍽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음식을 짜거나 맵게 해서 먹으면 절대로 안 되고 미지근한 상태의 음식이라야 한다.
수제비 맛으로 워낙 소문이 난 집이라 토담에게는 가장 좋은 음식이었던 것 같다.
먹고 나서 그 어떤 음식보다 맛있었다며 너스레를 떠는 토담이 고마웠다.
원래는 교육감이 사 주는 점심을 들기로 되어 있었는데, 그것을 피하고
친구가 사 주는 소박한 음식으로 한 끼를 때우게 된 토담이었다.
경북도교육청 장학사로 근무를 하다가 우연히 병을 얻어
구미 교원연수원 연구사로 발령이 났기에 곧 구미로 이사를 오겠지만,
오늘은 일찍 집에 가 봐야 한다면서 대구로 갔다. 짧은 만남이라 아쉬웠다.
이젠 노는 것도 오랫동안 놀면 안 된다. 술 마시는 것은 더더욱 안 된다.
젊은 시절부터 이웃에 살아오면서 함께 마셨던 소주만 해도 수백, 수천 병이 될 텐데
이제 그는 더이상 술을 마시지는 못할 것 같다. 나로서는 술친구를 잃은 셈이다.
그러나 하루 빨리 건강을 회복하고 더 이상 아프지 않으면 더 이상 바랄 게 없다.
친구야, 원기가 회복되면 가끔 같이 산책하고 등산도 하도록 하자.
구해 둔 아파트 주변, 들성못의 둘레길도 좋고 접성산의 능선길도 좋아.
더 힘이 생기면 금오산 정상도 퍼뜩 오를 수 있는 날이 있을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