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에서 새해 첫날의 일출 장면을 보고 대구 방촌동 어른 집에 왔다.
이원장이 오늘 점심을 한턱 쏠테니 부모님 모시고 어디 바람이나 쐬러 가잔다.
그거 좋지, 어머니는 금방이라도 따라나설 기세지만 아버지는 왠지 시큰둥하시다.
근데, 금주네가 최근 차를 새로 구입했다고 하니 3남매가 같이 어울리는 게 좋지 않을까?
그건 더 좋아요. 금방 연락을 해 보더니 칠곡 다부동 근처에 있음을 확인했다.
송림사 옆 저수지, '호수家愛'라는 황토구이 오리집에 자리를 잡고
막내네는 음식을 시켜놓고 기다리고 있었다. 방갈로 2번 별채였다.
조카들은 눈사람을 만들어 놓고 여기저기 뛰어다니면서 놀고 있었다.
김서방이 최근 구입한 차(16조 4823)가 식당 주차장에 다소곳이 서 있다.
15년 동안 아반떼 승용차를 몰다가 수명이 다해 이번에 바꾼 것이다.
할부가 아닌 현금을 주고 샀단다. 알뜰한 막내 동생의 폼나는 결정이었다.
먹기 전에 찍어둘 것을, 다 먹고 나서야 이렇게 찍고 있으니 배가 많이 고팠나 보다.
우리 막내동생 금주는 먹성도 좋고, 인품도 좋아 형제 자매는 물론 시집식구들한테도 인기가 좋다.^^
조카들은 먹는 데는 관심이 없다. 그저 눈 속에서 형제끼리 어울려 노는 게 최고다.
장갑이 온통 젖어 물이 뚝뚝 떨어진다. 손이 시릴텐데, 그저 즐거운가 보다.
성준이는 요즘 한창 이를 갈고 있나보다. '앞니 빠진 갈가지......'^^
고라니 한 마리가 먹이를 찾아 민가까지 내려왔다.
조금 전까지 있었는데, 카메라를 들이대는 동안에 숨었다.
내 배 이미 부르니 종들의 굶주림을 살피지 않는다더니.....
오늘의 물주 이원장은 졸음이 온다며 금방이라도 드러누울 자세다.
송림사 옆 못(송림지)이 얼었다. 그 위에 눈이 덮이고......
오래 된 이야기지만 내가 아는 동료가 저 못에서 세상을 접었다.
온 세상 근심 도맡아 하더니, 고통을 참아내지 못하고 그만......
못 가까운 쪽에서 큰카메라로 동생과 서로 사진 찍어주기 놀이를 한참 했었다.
사진도 멋지게 나와서 흡족했거늘, 막상 이곳에 옮길 수 없어서 아쉽다. 용량이 컸나 보다.
작은 카메라로 그나마 몇 장 찍어둔 것이 있어서 이렇게 올릴 수 있어 다행!!
뒷모습을 보여주면서 차 있는 곳으로 돌아가는 김서방과 두 모녀.
봉무공원 옆의 **지, 귀갓길에 잠시 한번 들러서 못둑을 거닐었다.
무슨 기념비인 것 같은데, 심하게 파손되어 있어서 동생이 안타까워 한다.
총탄의 흔적인지, 망치로 일부러 훼손한 것인지 그 사연이 궁금해졌다.
우리 조카들은 어른들이 하던 행동을 지켜 보더니 똑같이 따라 한다.
신발과 옷에 묻은 눈가루를 센 바람을 이용해서 털어내고 있다.
툭하면 말춤을 추는 우리 조카 김성빈 군, 싸이의 몸짓을 매우 많이 닮았다.
듬직한 김서방과 우리 막내 동생, 부부 금슬이 좋아 조카들은 늘 모습이 밝다.
보는 우리도 흐뭇하고.....그저 좋다.
새해 첫날 나들이를 흥겹게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니 아버지는 술이 벌써 거나하게 취해 계셨다.
김서방을 반갑게 맞이하고 외손주를 번갈아 업어주시기도 하는 것까지는 참 좋았는데,
어느 순간부터는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못하고, 역정을 내시는가 하면, 해서는 안 될 말씀까지.......
사위와 외손주들이 모처럼 와 있는 자리인 만큼, 그래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들어 내가 개입했다.
그러나 오히려 더 상황이 험악해져서 어찌할 바를 모르게 되고, 어머니가 개입하고......
감정의 충돌은 무엇 때문이었을까? 조금은 황당하다. 바로 정치 관련 얘기이다.
"김서방, 자네는 이번 대선에서 누구를 찍었냐?"/ "제가 찍은 사람은 대통령 되는 데 실패했습니다"
그 뒤에 나온 얘기는 옮기지 않을란다. 노인들 특유의 억지와 편향된 논리의 연속이었으니까.
그 말씀을 듣고 있노라면 웬만큼 느긋하지 않고는 참기가 힘들어진다.
우리 김서방이야 장인 하는 말씀이니 다 받아들여야 했을 테지만,
우리 자식들은 좀 달랐다. 안타까운 마음에 설명을 드리고 해명하고.....
아버지께서 직접 명주 위에 그리시고 화제를 쓴 용의 그림을, 특허청에 최근 등록 신청을 하셨다.
심사를 해서 특허 출원 번호를 부여받았고 최종 이의 제기 여부를 기다린 후, 증서를 발급받게 된단다.
도자기에 이 그림이 그려져 있는 날을 보게 될 수 있을까? 그리고 아버지에 돌아올 로열티는?
아버지는 은근히 그 수입이 괜찮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하고 계신 듯한데,
특허를 받았다는 그 자체에 의미를 부여하는 데 그치셨으면 참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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