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시간 쯤 잤을까요? 6시쯤 잠이 깨어 일어났습니다.
아직 다들 깊은 수면 중이라 일어나기엔 두 시간 정도는 남은 것 같아
숙소를 빠져나와 산척면 삼탄 유원지를 향해 차를 몰았습니다.
10미터 앞을 못 볼 정도의 짙은 안개가 운전을 방해하나
낯선 곳을 찾아가 보고자 하는 나의 호기심을 막지는 못합니다.
삼탄 유원지는 우려한 대로 자욱한 안개 속에서
그 자태를 드러내지 않았습니다. 한두 시간은 더 기다려야
그 모습을 볼 수 있을까 말까 한데 무작정 기다릴 수는 없었습니다.
성질 급한 나로서는 견디기 힘든 것인지도 모릅니다.
기념비와 유래비만 사진에 담아서 가던 길로 돌아와야 했지요.
돌아오는 길,
고향이 지척에 있으니 어찌 들르지 않겠습니까.
매년 여름 추석 2주를 앞두고 선영 벌초 겸해서 찾아오는 고향이지만
오늘은 좀더 시간을 두고 고향땅을 밟고 싶었습니다.
10분 정도 달려, 중원군 엄정면 논강리 610번지
고향집 앞길 구판장 주차장에 차를 세웠습니다.
어릴 때 들었던 산비둘기의 소리가 나를 반겨주더군요.
발걸음 옮기는 곳마다 추억의 장소인 듯 연상되는 게 한두 개가 아닙니다.
고무신으로 트럭 모양을 만들어 신작로에서 하루 종일 놀던 생각,
쌍둥이 형제와 매일 달리기, 구슬치기 하면서 놀던 장면,
정겹게 놓인 징검다리를 폴짝폴짝 건더다가 납작한 돌을 찾아 물수제비 띄우던 기억,
맑은 물속의 돌을 천천히 치워가면서 가재를 잡고, 바글바글한 가재 새끼까지 사로잡던
그 놀라운 추억들이 한꺼번에 몰려와 이내 발목을 잡아두고 맙니다.
아, 옛날이여!!
과수원 주인이었던 이상희 씨네 집은 어느덧 현대판 건물로 다시 섰다.
그 옆을 지나는데, 아저씨 두 분이 담배를 피우면서 날 유심히 쳐다보는데,
그냥 지나칠 수 없어
"혹시, 이권주를 기억하십니까?"
"잘 알지, 이은택씨 큰 아들 아닌가? 어여 와서 차 한잔 해."
날 알아보는 분은 건너마을 김종대(62세)라는 분이고,
한 분은 제법 나이가 좀 들어 보이는데 오히려
내보다 한 해 후배라고 한다. 이름은 윤동승(49세),
이웃마을 왜재에서 이집으로 이사왔단다.
<생략>
숙소로 돌아오니 다들 일어나 아침 식사 준비에 바쁩니다.
말없이 술만 마셨던 전경현 군은 속이 부대끼는지 아직 누워있네요.
'난 이리 팔팔한데, 가장 젊은 것이 저렇게 약해서리....쯧쯧'
아침 식사를 하고, 다들 떠날 기세입니다.
충주호 주변의 풍광을 여유있게 감상하고 싶을 테지만,
교통의 혼잡, 어린애의 건강 상태 등을 감안해서
오전에 귀경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결론을 냈는가 보네요.
'어쩔 수 없지. 뭐'
아쉬움을 뒤로 한 채 제각각 헤어질 시간이 온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충주리조트 앞 마당에서
다함께 사진 촬영을 했습니다. 스냅사진도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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