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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의 동생네 집(둘째 날)

오늘 나는

by 우람별(논강) 2011. 8. 15.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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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일어나 향일암쪽으로 가보자던 한서방의 제안은

일출을 볼 수 없는 날씨 때문에 전날의 과음 때문에 취소되었다.

그 대신에 아침 6시부터 아파트 바로 뒷산 봉화산 자락의 산책길을 한 바퀴 돌았다.

편백나무, 후박나무, 삼나무 들이 군락을 이루고 있는 산책길이어서 참 좋았다.

여수 시민을 위한 공간치고는 최고의 자연공간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고,

그 산을 매일 한 시간 남짓 운동삼아 오르내린다는 한서방은 참 복있는 사람 같았다.

(등산할 때, 사진기를 소지하지 못한 것이 한이었다.)

 

 아침 식사는 통장어탕이라는 여수 특유의 음식이었다. 난생 첨 먹어보는 음식인데

다들 맛있다며 엄지손가락을 세웠다. 나 또한 그 맛에 취해서 과식을 하고 말았다.

 

장어의 긴 몸을 4센티 정도로 통째 잘라서 푹 고아서 만드는 음식 같았다. 1인당 12,000원, 해장국으로 최고!!

 

아침 식사를 통장어탕으로 하고, 부른 배를 꺼뜨리기 위해서 오동도를 한 바퀴 돌아보기로 했다.

오동도 입구에는 이미 차를 댈 수 있는 공간이 없어서 돌아나와 비상주차장에 주차하고 움직였다.

2012 여수세계문화엑스포가 열리는 공간이어서 그런지 몇 년 전의 모습과는 많이 달라져 있었다.

 

(차 안에서 카메라를 가져오지 못해서 오동도 주변에서 찍은 사진이 없다. 아쉽다.)

 

오동도로 들어가는 방파제 입구에는 동백열차가 운행되고 있었다.

걸어서 가면 10분 정도 걸리는 방파제길이지만, 땡볕 아래 걷기는 쉽지 않아서

성인 500원, 어린이 300원의 요금을 주고 동백 열차에 오른다. 사람이 뛰는 정도의 속도다.

 

아름드리 동백나무, 후박나무가 숲을 이루고 있는 섬을

한 바퀴 일주하는 코스가 안내판에 잘 나타나 있다.

길을 따라서 걷다 보면 온갖 곳을 두루두루 다닐 수 있도록 배려해 놓았다.

냉방시설까지 잘 되어있는 높은 전망대에 올라 사방을 내려다 보는 것도 좋았다.

10 여 년 전에 왔을 때는 섬을 속속들이 볼 수 없었던 것 같았는데......

 

섬을 한 바퀴 돌고 내려 오니 음악분수에서는 클래식 음악이 흘러나오고,

거기에 맞춰 분수가 춤을 추고 있었다. 각각의 역할이 있는 크고 작은 분수대들이다.

큰 구멍에서 솟구치는 분수대는 음악의 절정 부분에서 그 역할을 맡은 듯

한두 번 정도 20여 미터의 물을 강하게 뿜어올리는 역할을 하곤 했다.

여러 곡의 음악이 흐르는 동안 분수의 공연은 그렇게 계속되었다.

온 식구들이 의자에 앉아 한참 동안 감상을 하다가 다시 동백 열차에 올랐다.

다음은 전라좌수영이 있던 '진남관(鎭南館)'으로 가 보기로 했다.

 

숙종 42년(1716) 화재로 없어진 것을 숙종 44년 절도사 이제면이 재건한 우리나라 최대의 단층 목조건물,

1959년 보물 324호로 지정되었다가 그 중요성과 가치가 인정되어 2001년 국보 304로 승격 지정되었다고 함.

관아의 수령들이 초하루와 보름에 향궐망배(向闕望拜) 의식을 거행함으로써

지방 관리들이 임금을 모시듯 선정을 베풀 것을 다짐하단 곳이라고 한다.

남쪽의 왜구를 진압하여 나라를 평안케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김서방과 금주 부부는 지금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을까? 커플룩의 모자가 보기 좋고, 인상적이다.

김서방의 티 앞에는 '독도는 우리땅(Dokdo is Korean territories)'이라는 구호가 하얗게 쓰여 있다.

 

 

 

우리가 오동도를 관람하고 있는 동안 두 딸을 데리고 교회에 갔던 동생이 진남관 쪽문으로 들어오고 있다.

 

40대 후반의 동생이지만 아직 젊어보여서 좋다. 하얀 원피스(외동옷)가 그런대로 잘 어울린다.

 

두 조카(고은, 지은, 나이 차이 9살)도 엄마에 이어 진남관 쪽문으로 등장하고 있다.

 

 

 

 

 

 

 

 

 

 

 

 

 

진남관에서 나오면서 망해루와 바다의 이미지를 담아 보았다. 임진왜란 당시의 지세를 상상해 본다.

 

여수에서 유명한 음식이 게장백반이라고 해서 점심식사도 할 겸 두꺼비게장 식당에 들렀는데

찾는 손님들로 인산인해다. 줄을 서서 음식을 먹어야 할 정도로 성업 중인 곳이다.

음식이 얼마나 맛있길래 이 정도일까 싶어 13명의 대식구도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

 

 

 

과연 게장백반은 우리를 실망시키지 않았다. 1인당 7,000원의 게장백반! 입에 딱 맞았다.

간장게장이든, 양념게장이든 짜지도 싱겁지도 않은, 입에 딱 맞는 독특한 맛이었다.

그 맛에 나는 결국 공기밥을 두 그릇이나 비우고 말았다.(좀 심했다고 이구동성이다.)

과식을 금하라는 아내와 의사의 말도 맛있는 음식 앞에서는 소용없다.

 

점심을 먹고 다시 동생네 집에 돌아가 잠시 쉬다가 시원한 수박 한 덩이 나눠 먹고

귀로에 올랐다. 한서방이 권한 대로 여수-전주간 고속도로를 타고 남원에서

88고속도로로 갈아 타고 대구까지 가는 길을 달렸는데, 예상과 다르게 막힘이 없었다.

합천에서 고령 구간이 40 여 분 정도 정체되었을 뿐 대체로 잘 빠졌다.

 

대구의 앞산 아래, 대명동, 옛날 살던 동네에 있는 한 식당에 들러

저녁 식사를 했다. 밴댕이회정식, 곤드레돌솥정식으로!

디저트는 방촌동 부모님 댁에 잠시 들러 포도 몇 알을 맛보는 것으로 했다.

어른들은 자고 가라고 했지만, 정리할 것이 많아서 구미로 왔다.

몸이 피곤해서 금방 곯아떨어졌고, 평상시보다 늦잠을 자야 했다.

 

여수를 찾은 처갓집 식구들 챙기느라 물심양면으로 신경썼던

한서방한테 오늘 아침 고맙다는 문자메시지를 보내 본다.

"한서방, 이틀 동안 장인 장모 모시느라 수고 많이 했어.

덕분에 마음 편하게 잘 쉬고 잘 먹으며 참 행복했다우.

바닷가의 추억과 등산의 즐거움과 가족들과의 어울림이

무엇보다 기억에 오래 남을듯 하이. 고마웠어.

글구 하는 사업이 막힘없이 번창하길 바라네. 그대의

능력이 끊임없이 발휘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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