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만히 건너간다
박노해
가을볕이 좋은 공원에
휠체어를 탄 창백한 할아버지와
유모차를 탄 뽀이얀 손녀가
나란히 나란히 굴러 간다.
낙엽은 보도블록 위를 굴러 가고
구름은 푸른 하늘을 흘러가고
휠체어를 탄 할아버지가 벙그레
유모차를 탄 손녀에게 마른 손을 내밀어
말랑한 볼을 쓰다듬는다
고사리 손이 앙상한 손을꼬옥 잡는다.
한 생의 가을햇살이
또 한 생의 봄햇살로
가만히 건너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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