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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 이모네 집에서

사진과 함께

by 우람별(논강) 2010. 9. 12. 2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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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주 이모네집에서 어머니를 비롯해서 4남매가 만났습니다.

작년 큰이모네가 서울에서 여주 촌집으로 이주를 하면서

고향 충주에서 벌초를 끝내고는 여주군 가남면 대신리로 모이는 것이 가능한 겁니다.

하루 종일 벌초를 끝내고는 모여서 즐겁게 1박 2일을 보냈습니다.

 

 막내인 외삼촌께서 수염을 기르셨군요.

누구는 '멋있다' 하고 누구는 '당장 깎으라' 반응을 보였습니다.

재담을 잘해서 식구들을 잘 웃기는 울 외삼촌, 올해도 예외는 아니어서

밤이 이슥도록 말씀이 끊이질 않았습니다.

 

 제일 왼쪽에 계신 큰이모님께서는 대장암 말기 환자신데,

올 12월말까지 항암치료를 받으셔야 한답니다. 제발 완쾌되길 바랄 뿐입니다.

성격이 낙천적이어서 금방이라도 나을 것만 같은 느낌을 주시지요.

독실한 가톨릭 신자이신데, 성경을 한자 한자 베껴쓰시고 계신데,

벌써 두꺼운 대학노트로 십여 권이나 써 놓으셨습니다. 매일 매일 조금씩 쓴 것이.....

그 신심으로 말미암아 완쾌되시리라 이모부는 굳게 믿고 계시는 듯 했습니다.

제발 그렇게 이모부님의 뜻대로 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이모님, 끝까지 희망의 끈을 놓아서는 안됩니다. 알았죠?

 

 

 

 

 

다음날 아침, 아버지께서 일어나셔서 맨손체조를 하고 계십니다.

벌초에 대비해서 힘을 좀 비축해 놓으셨다고 하시는데 그 비결이 체조에 있는 듯 했습니다.

올해도 아버지는 장남인 저한테 예초기로 풀깎는 작업을 맡기지 않으셨습니다.

자식이 그 위험한 기계를 다루는 것이 못내 불안하시다면서 당신께서

기어코 기계를 지겠다고 고집을 하셔서 저는 또 지고 말았습니다.

그래서 저는 깎아놓은 풀을 걷어내는 단순 작업만 하고 말았습니다.

아버지보다 25킬로그램이나 더 나가는 제가 해야 마땅한데,

그 기회를 좀처럼 주시지 않는 아버지가 야속할 정도였답니다.

 

 

큰이모부의 머리는 완전 백발이십니다.

고구마 잎줄기를 바구니로 한가득 가져와서 그 껍데기를 벗겨내는 작업,

저를 포함해서 6명이 둘러앉아 이야기꽃을 피우면서 작업을 계속했는데,

힘드는 줄 모르고 했습니다. 여럿이 함께할수록 일은 역시 즐겁고 쉽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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