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께 6월 4일, 10시 지보사 연화대에서 문수스님의 다비식이 있었다.
4대강 공사를 중단하고, 서민을 살리는 정책을 펴라는 내용의 유서를 남기고
소신공양의 길을 택하신 문수스님은 한 줌의 재로써 열반에 드셨다.
스님의 숭고한 뜻을 되새겨보고, 스님의 마음 한 자락이라도 잡아보고 싶어
아내와 함께 군위의 지보사를 찾았다. 다섯 번째다.
다비식이 끝난 뒤의 연화대 주변엔 이처럼 재만 남았다. 아 스님,
극락왕생하소서. 온 세상을 품으신 스님의 불심은 영원히 추앙될 겁니다.
스님의 죽음을 애도하는 많은 분들의 화환이
스님의 소신공양을 기리는 마음의 표현이겠지요?
지보사에 들를 때마다 마음에 새기게 되는 문구입니다.
부처님의 말씀 앞에 놓인 조그만 부처조각의 얼굴과 몸에 비친
검은 자국 하나하나가 문수스님의 소신공양 형상 같아서 마음이 무거워집니다.
그간 참으로 많은 눈물을 흘리셨음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가슴도 시커멓게 타버렸네요. 사바세계의 어둠 때문에.....
영결식장 앞과 뒤의 모습을 잠시 훔쳐보았습니다. 다비식 전의 장면이 상상됩니다.
49재 중의 그 첫날의 재를 올리는 장면입니다. 스님의 영정이 앞에 있고,
많은 스님과 신도들이 법당 안에서 극락왕생을 기원하면서 추모하고 있습니다.
보물 682호 지보사 3층석탑,
스님께서는 최근 이 탑을 수없이 돌면서 많은 소원을 빌었을 것이다.
뭇 생명에 대한 소중함과 서민을 위할 줄 모르는 듯한 정부의 정책 때문에
이 조국 산하가 망가지고 있고, 서민들의 삶이 더욱 힘들이지고 있음을 온몸으로 느끼고,
정부의 위정자들이 불심으로 돌아가기를 만천하에 외치고 싶었을 것이다.
천년 고찰 지보사는 오늘도 변함없는 모습으로 산속에 묻혀 있으나
문수스님의 분신공양으로 새로운 역사를 남기게 되었는지도 모른다.
스님의 숭고한 뜻에 다시한번 머리 조아리고 극락왕생을 기원해 본다.
스님께서 직접 씨를 뿌려서 키웠을 절앞의 터밭엔 쑥갓, 상추 등이 풍성히 자라고 있다.
세상을 향해 특별히 큰소리로 발언하지는 않았아도 얼마나 세상을 걱정하셨는지,
그 소신공양을 통해 알았습니다. 온 세상에 스님의 뜻이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스님, 아무쪼록 세상 근심 다 잊으시고 극락왕생하시옵소서.
비 오는 날 (0) | 2010.08.10 |
---|---|
[스크랩] 중등문예교육연구회 (0) | 2010.08.06 |
졸업앨범사진 찍는 날 2 (교내) (0) | 2010.06.05 |
늙어간다는 것 (0) | 2010.06.04 |
전쟁 반대 10만 명 서명운동 (0) | 2010.05.3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