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호고등학교 홈페이지 '칭찬하기'란에 올린 글인데 한 번 읽어 보세요.
연극반 학생들을 위로하기 위해 쓴 글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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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이어 올해도 연극반 시나브로는 두호고의 명예를 드높이는 데 큰 역할을 했습니다. 지난 8월 31일 제2회 포항청소년연극제에서 단체 최우수(상금100만원) 최우수연기상(10만원)을 수상했고, 지난 9월 26일 제14회 경북청소년연극제에서 단체 우수(상금 50만원), 최우수연기상(20만원), 우수연기상(10만원), 지도교사상(50만원)을 수상했습니다. 상과 상금을 많이 받았다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틈틈이 시간을 내서 오랜 시간 연습을 반복한 끝에 얻어낸 값진 결과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습니다. 그 동안에 연출 이준희(2-8) 군, 회장 안새름(2-8) 등을 비롯해 13명의 배우들이 열심히 연습에 참가해 주었고, 조명 김소형(2-1), 음향 김진영 등 14명의 스텝들이 협조를 잘해 주어서 공연에 아무런 어려움이 없었습니다. 특히 의상 제작을 맡았던 김신용(2-4)의 노고는 감동적이었습니다. 3명의 수녀들에게 입힐 수녀복을 멋지게 만들어 주었고, 신부님의 의상도 두 번에 걸쳐 만들어 주었습니다.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말없이 그렇게 봉사를 한 것입니다. 얼마나 고맙던지요, 재봉틀까지 학교에 가지고 와서 즐거운 마음으로 일하는 것을 보았는데 성자의 모습이었습니다. 연극반이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봉사를 아끼지 않은 김군에게 이 자리를 빌어 고맙다는 다시 한번 전하고 싶습니다. 별명이 기린이라 했던가, 본교에서 제일 큰 학생인데 그런 치밀한 바느질 솜씨를 자랑할 줄 몰랐습니다.^^ 그 외 코스프레 회원인 이연주 양(2-8)에게도 고마움을 전합니다. 같은 회원인 김신용을 옆에서 도와주었고, 공연 당일날 무대 뒤에서 배우들을 돕느라 진땀을 뺐습니다. 수고했습니다. 연주양!!
연극은 한 사람의 걸출한 능력에 좌우되는 것이 아닙니다. 배우와 스텝의 조화가 어우러졌을 때 그 진가는 발휘됩니다. 제14회 경북 청소년 연극제에서 본교 연극반은 그것을 해냈다고 난 확신합니다. 그러나 냉정하기만했던 심사위원들은 그것을 알아내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연극은 전문가들에 의해 만들어져야 한다. 앞으로 그들의 도움을 받아서 연극을 만들어야 한다. 연극을 모르는 지도교사들은 분명 한계가 있다."는 등의 이해하지 못할 발언을 서슴지 않았습니다. 청소년 연극의 활성화를 통해 연극 인구의 저변 확대를 위해 기획된 전국청소년연극제라고 볼진대 그런 발언들은 찬물을 끼얹는 결과가 아닌가? 연극은 아무나 넘볼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다라는 오만방자한 태도가 아닌가? 격려의 말은 없고 잘못을 꼬집기만 하는 그런 심사평, 거의 망발 수준이었다고 봐야 되지 않을까? 정말 받아들이기 힘들었더랬습니다. 연극의 전문가들이 아닌 학생들의 연극행위가 그렇게 호된 비판의 대상이 된 데 대하여 불쾌감을 숨길 수가 없었더랬습니다. 우선 학생들의 노고와 열정을 칭찬해 주고 아쉬운 점이 있다면 이러이러한 것이 있다고 말하는 것이 대학 교수님다운 발언이고 연극인의 자세가 아닐까? 그런 오만 방자한 태도로 후배들을 과연 길러낼 수 있을까? 심사위원들이 주는 지도교사상을 내 자신이 받게 되었을 때도 엄청난 모욕감을 느껴야 했습니다. 그 상을 그 자리에서 팽개치지 못했던 것이 후회될 정도였으니까요.
비록 경북 대표로 선발되지는 않았지만, 저는 우리 학교가 공연한 '7인의 선생님'에 대해 난 지도교사로서 너무 잘했다는 훌륭한 평가를 내리고 싶습니다. 심사위원장이란 사람의 폄하 발언에도 불구하고 난 공연에 참가한 모든 배우들과 스텝들에게 진심에서 우러나는 마음의 상을 한아름 내리고 싶습니다. 다들 너무나 잘했습니다. 연극을 지켜보던 사람들이 얼마나 감동을 받았는지 모릅니다. 내가 아는 어느 분은 "이 정도로 잘 할 줄 몰랐다. 너무 감동적이어서 눈물을 흘리지 않을 수 없었다."고 고백했습니다. 시나브로 회원들, 화이팅!!!!! 내년에도 훌륭한 작품을 만들어서 재도전 하기를 기대해 봅니다.
메모 : 2005.9.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