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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포에서

오늘 나는

by 우람별(논강) 2026. 1. 4. 2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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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오년 새해맞이 차원에서 아내와 함께 오랜만에 후포항을 찾았다. 후포란 곳은 내가 1987년 3월 초부터 1900년 2월말까지 3년 동안 근무했던 곳이기도 하다. 모처럼 후포에 왔으니 그 주변을 둘러보고 돌아가야 하리라. 
후포 어시장 모 횟집에서 맛있게 점심을 먹으면서 소주 한 병을 곁들이고 나니 기분이 한결 좋아진다. 술 마신 뒤에 찾아오는 즐거움은 젊은 시절부터 술을 즐겨 마시게 된 이유이기도 하다. 바닷가에 주차를 하고 등기산 공원으로 올라갔다. 동해를 조망하기에 최적의 장소다. 더군다나 아내는 이렇게 경치가 좋을 줄은 몰랐다고 하니 대만족이다.

 

후포의 바다는 언제나 풍성하다. 그 이름 그대로의 바다인 것이다. 동해와 접해 일찌기 어업이 발달한 곳이다. 후리망으로 고기를 잡던 곳이라 하여 후리포 또는 후포, 후릿개라 불리기도 했다.

 

후포의 명소, 바다 위에 설치해 놓은 스카이 워크가 멀찌감치 보인다. 내려가면서 잠시 들를 예정이다.

 

등기산 등대가 있는 곳에서 남쪽으로 내려다보이는 곳, 가장 눈맛이 좋은 곳이기도 하다. 후포와 울릉도를 연결하는 선플라워호(대아고속)가 다소곳이 정박해 있다.
 

등기산 공원을 둘러보는 이 코스가 해파랑길(부산에서 고성까지 동해안을 끼고 걷는 750킬로미터의 둘레길)의 일부임을 보여주고 있다. 나도 언젠가 해파랑길 전 구간을 꼭 걷고 싶었는데 아직까지 실행에 옮기지 못하고 있다.
 

신경림의 시 <동해바다>(부제: 후포에서)란 시비를 보니 나도 후포에 근무할 당시 '후포에서'란 제목으로 연작시를 썼던 기억이 새롭다. 나와 같은 고향(충주) 출신의 시인이기도 해서 더욱 정감이 가는 작품이다.
친구가 원수보다 더 미워지는 날이 많다./ 티끌만한 잘못이 맷방석만하게/ 동산만하게 커 보이는 때가 많다.// 그래서 세상이 어지러울수록/ 남에게는 엄격해지고/ 내게는 너그러워지나 보다./ 돌처름 잘아지고 굳어지나 보다.// 멀리 동해바다를 내려다보며 생각한다./ 널따란 바다처름 너그러워질 수는 없을까/ 깊고 짙푸른 바다처름/ 감싸고, 끌어안고 받아들일 수는 없을까/ 스스로는 억센 파도로 다스리면서/ 제 몸은 맵고 모진 매로 채찍질하면서

 

스카이워크 위에서 해안 쪽으로 보이는 해안, 아내는 무섭다면서 스카이워크 입구쪽에 조금 오다가 돌아갔고, 나는 끝까지 가야 했다. 선녀가 똑같은 모습으로 날고 있는 형상을 조각한 인공물이 있는 곳이다.
 

옛 근무지에 들어오니 당시의 장면들이 많이 떠오른다. 거의 40여 년 전의 일이지만, 같이 근무했던 선생님들, 제자들의 모습들이 생생하다. 특히 선생님들을 툭하면 괴롭혔던 김** 교장 선생님의 안하무인격의 심성과 심술궂은 모습, 거기에 반발해서 젊은교사들을 중심으로 똘똘뭉쳐 대응하던 평교사협의회의 활동 장면이 오버랩되었다. 불법단체로 규정된 전교조 사태로 인해서 그 역사적 흐름에 동참했다는 이유로 6명의 평교사들이 탄압을 받으면서 겪어야 했던 개인적 상황들도 엊그제 일처럼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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