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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인생이라는 무대는?

세상과 함께

by 우람별(논강) 2009. 8. 6.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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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나처럼 바쁜 사람 있을까요?

엄살일지는 몰라도 하루를 끝내고 귀가하면 녹초가 됩니다.

다행히 덕천강 이기호 선생이 금주령을 내려서

몸을 덜 괴롭히고는 있어도, 그 음주 유혹에서 벗어나진 못했습니다.

그야말로 자신과의 싸움을 벌이고 있는 중이지요.



새벽 5시 30분 기상, 6시에 집을 나와

헬스장을 찾아 자동 달리기 기구에 올라

40분간 경보를 하고, 땀을 흠뻑 뺀 후.

사우나 목욕으로 몸만들기를 끝냅니다.

이렇게 하루하루를 시작한 지도 보름쯤 되었는가 봅니다.

왜 진작 이런 운동을 하지 않았나 싶을 정도로

스스로 생각해봐도 만족스럽습니다.

누군가 적극적으로 헬스를 권한 바 있지만

실감을 못하다가 체중이 80킬로그램을 넘기면서

아차 이거 큰일났다 싶어 무조건 시작했습니다.

참, 잘했지요? 기분도 덩달이 좋아진답니다.



그런데, 저는

매일 저녁마다 4월 3,4일의 연극 공연에 대비

제철중학교 연극 연습실을 찾습니다.

벌써 네 달째입니다. 괴로울 정도가 되었답니다.

연극은 한 번쯤 해볼만 한지는 몰라도

일삼아 하기는 어렵다는 결론이 나왔습니다.

너무 많은 시간을 뺏긴다는 느낌이 들어서요.

맡겨진 배역때문에 오랜 세월 연습에 매달리니

저처럼 바삐 사는 사람들에게는 안 맞아요.

모든 것을 포기하고 연습에 시간과 정열을 투자해야 하니

웬만한 용기가 아니고서는 엄두를 못내요.

경북연극제가 끝나면 당분간 연극은 안 할랍니다.

어줍잖게 무대에 서서 '내'가 아닌 '남'을 표현한다는 것이

어설픈 바에야 굳이 조명무대를 고집할 필요가 있을까요.

차라리 인생무대에서 누가 보든 안 보든

있는 그대로를 표현해야겠다 싶습니다.

어차피 우리 모두는 인생무대의 배우니까요.



지난 일요일,

토담, 나, 덕천강 이렇게 셋이는

내연산 우척봉에 올랐다가 음지 밭둑으로 내려왔어요.

등산 애호가들이야 수도 없이 오르내렸을 코스겠지만

난 처음 그 길을 밟았기에 의미를 부여했습니다.

내려오는 길이 워낙 가파르고 오랜 시간이 걸려서

보경사 계곡으로 빠져나오고 나서야 긴장을 풀 수 있었답니다.

연산폭포와 병풍 바위가 어우러지는 풍광은 그 자체가 감동이었고.,

토담의 설명에 의하면 영화 '태백산맥'의 빨치산 목욕 장면을

그곳에서 찍었다고 하는데, 장면 장면을 상상하면서

히죽히죽 웃었더랬습니다.^^



보경사 문 밖의 보호수 굴참나무(?) 한 그루

800년의 수명을 다했는지 덩그렇게 베어져 있었는데

고려시대, 조선시대, 구한말, 식민시대, 대한민국을 살면서

모든 역사의 풍상을 겪어 냈을 그 나무의 위대함에

경의를 표하면서 우린 따스한 온천에 들러 몸을 담갔어요.

냉온욕을 즐기는 덕천강의 행동을 그대로 따라했는데

주변의 벌거벗은 사람들이 이상한 듯 쳐다보았습니다.

1분마다 냉탕과 온탕을 오가는 바지런함에

다들 부러움의 시선을 보이는 것 같았습니다.



출출해진 배를 도토리 묵과 비빕밤, 칼국수로 채우고

촌두부 두 모를 사가지고 토담집으로 갔습니다.

거기서 뭘 했는 줄 아세요?

소위 말하는 '사혈'이라는 것 했어요.

만병통치의 효과를 볼 수 있다는 덕천강의 설득에

토담과 나는 3주 전부터 시작을 했답니다.

자세한 것은 만나서 얘기하도록 해요.



우리 카페가 오랜 동안 너무 조용한 것 같아요.

열정이 다들 식었는지, 바쁜지 잘 모르겠습니다만

가끔씩 살아가는 이야기좀 하면서 삽시다.

메모 : 2005.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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