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률 선생께서 투정을 하니
내 몇 자 올리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제시하신 주제는 차원이 높아서
저는 살아가는 이야기만 간단히 하겠슴다.
나 요새 연극 연습 중입니다.
3월 1일 공연되는 '이구아나'라는 작품인데,
어느 신문사의 정치부장 역을 맡았어요.
두 장면에 잠깐만 나와서 작가인 주인공을 향해
추켜세우며 설득하기도 하고
을러대며 깝죽대면서 호통도 치지만,
시류에 편승, 결국 교활한 웃음을 지으면서
주인공을 압박하는 역할입니다.
제 자신부터 거부감느껴지는 인물이지요.
연출 선생은 늘 나의 캐릭터에 맞지 않는
그런 역할만 시켜서 괴롭습니다.
나도 내 이미지에 맞게 점잖고 멋있는 역할을 하면 좋은데,
자꾸 최건주란 후배에게 밀리네요.히히^^
(끼가 부족해서 그런 것을 모르는 것은 아니오만
역사의 주인공이 되지 못해서 섭섭한가 봐여.^^)
즈그들끼리 친하다고 짜고 치는 고돌이 같애여.^^
워낙 바삐 사는 터라
캐스팅 되는 것을 거절했어야 하는데
작년 두호고 축제 때, 연출 선생에게 입은 은혜가 하도 커서
그의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었어요.
근데 잘 안 되는 것 같아서 신경질나요.
빨리 끝내고 제 자리로 돌아갔으면 좋겠슴다.
그나 저나,
우리 회원님들 표 좀 많이 팔아 주이소
일반 5,000원 학생 3,000원인데,
멋있는 사람들 총 출동한다면서
홍보도 좀 해 주이소.^^
우리 모임의 이영률, 김용국 회원은
형영 회원이기도 하지요?
팜플렛에 보니까 두 분 다 스텝으로서
홍보 담당으로 되어 있더군요. 부탁함다.
제1회 포항 연극제 참가작이고,
예선 통과되면 경북 연극제에 나가고
거기에 또 통과되면 전국 연극제까지 출전한답니다.
그땐 대전까지 가서 공연하게 된다네요.
연출은 그의 야심작이라면서 벼르고 있습니다만,
다른 극단과의 경쟁에서 과연 살아남을지
두고 봐야겠지요?
회원님들,
다들 설 명절 잘 쇠셨지요?
올해도 건강하시고 좋은 일 많기를 바랍니다.
을유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자, 세배 드립니다.
메모 : 2005.2.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