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첫날, 아내와 함께 죽장리 열호재를 찾아갔을 때는
해가 거의 산에 닿아있을 무렵, 오후 4시 30분 정도다
산으로 둘러싸인 곳이니 해가 일찍 진다. 그래도 마을에서
제일 윗쪽에 있는 열호재라서 가장 오랫동안 해를 볼 수 있다.
아버지께서는 을미년 새해 첫날, 토종닭이 드디어 알을 낳았다면서 좋아하셨다.
3개월 된 중닭을 사다가 온갖 정성을 들여서 키운 지 서너 달인데 벌써 산란이라?
닭에게도 놀이터가 필요할 것 같다며 아버지께서는 그간 틈틈이 우리를 확장,
최고의 시설을 마련해 놓으신 것이다. 닭들 입장에서는 최고의 서식처가 되었다.
아침에 던져준 배추 한 포기, 해질 무렵이 되니 그 잔해가 서글프다.
어느 놈이 낳은 알인지 모르겠으나 가장 성숙한 암탉이 제일 먼저 낳기 시작했고,
아버지는 그것을 수확해서 기념으로 알 표면에 첫 산란 날짜까지 써 놓으셨다.
이 사진을 본 이목 형님께서는 알껍데기에 쓴 글씨는 볼펜이 아니라 연필이 좋겠다고 한다.
볼펜은 잉크가 안으로 배어들 수 있기 때문이란다. 아버지께 말씀드렸다.
카메라를 쳐다보는 닭들의 경계심이 읽힌다. 수탉이 그 표시로 목을 길게 뽑아 울어댔다.
아버지께서 한 움큼 쌀을 뿌려주니 쪼아 먹느라 정신이 없다. 수탉은 암탉을 쪼으며 욕심을 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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