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주문학회 회장님께서 장모님 상을 당해서 문상도 할 겸해서 옥천 방향으로 집을 나섰다.
아내를 위해 해 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은 역시 깊어가는 가을 속으로 함께 떠나는 것이다.
구미 IC에서 추풍령까지는 고속도로, 추풍령 IC에서 내려 옥천까지는 국도를 달리기로 했다.
시간적 여유도 있거니와 국도 주변에서 연출되는 단풍의 변화를 완상하면서 가야겠다는 욕심이 작용했다.
4년 전 여름, 최홍일 감독과 '추풍령'이란 영화를 찍던 장면이 떠올라 추풍령중학교에 가 보기로 했다.
그날 아내도 나를 도와 현지까지 왔었고, 그 장면의 추억이 잊을 수 없다며 쾌재를 부른다.
운동장으로 올라가는 돌계단, 낙엽들이 수북하게 쌓여있다.
잔디가 깔리고 낙엽 뒹구는 가을 운동장, 정남향의 따스한 학교 건물이 보기에 참 좋다.
여기에서 공부하는 학생들은 감수성이 풍부하고, 정서적 교감을 잘 할 수 있을 것만 같다.
송도삼절의 하나인 박연폭포를 연상케하는 영동의 '옥계폭포'
안동시 서후면 명동리에서 '희호재'를 짓고 사는 멋쟁이 나무꾼댁에 잠시 들러 차를 한잔 할 기회를 가졌다.
<바람재 들꽃> 카페의 오랜 회원이면서 시골장터의 노인들을 주로 찍어 온 사진작가이기도 한 나무꾼님은
환한 미소로 우리를 맞았다. 희호재 안으로 안내하여 오미자차와 매실차를 한 잔씩 직접 만들어 주셨다.
차를 마시면서 주고받은 이야기들은 옛 추억을 반추하면서 현재의 교육풍토를 걱정하는 내용이었다.
옥천으로 문상을 갔다가 상주 문경 예천을 지나 안동까지 달려갔던 주된 이유는
부산영화제 때 화제작이었던 '다이빙벨'이란 영화를 보기 위함이었다.
큰 도시인 구미, 포항에서는 상영하지 않았지만 작은 도시 안동에서는 상영을 했다.
오늘이 마지막 상영이라고 하니 더우기 놓치기 싫었던 거다. 꼭 보고 싶었던 거다.
부산국제영화제 때, 부산시장이라는 사람은 그 작품의 상영 자체를 허가하지 않겠다고 해서
초미의 관심이 되기도 했지만 그 영화는 국민적 여론에 힘입어 결국 상영이 되었고,
전국의 일부 상영관에서도 상영되었던 것이다. 안동의 극장주가 그저 고맙다.
안동 중앙시네마의 내부 모습이다.
다이빙벨 영화 포스터, 어렴풋한 노란색 다이빙벨의 형상 위에
영화 제목이 거꾸로 박혀 있어서 매우 어울리는 '명작' 포스터다.
이 영화의 메시지는 강렬했다. '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는 것,
이상호 감독은 대안 언론 '고발뉴스'를 통해 주로 언론이 외면한 진실을 파헤쳐 왔고,
다이빙벨을 둘러싼 의혹을 파헤치는 내용을 영화에 고스란히 담았다.
부산국제영화제를 뜨겁게 달군 최고의 화제작 <다이빙벨>의 일반적 평가를 여기에 열거해 보면,
1. 한국사회 최악의 비극적인 사고, 사상 최대의 인재,
'4.16 세월호 참사'의 진실 규명을 위한 첫 다큐멘타리
2. 건트롤 타워의 부재, 책임지지 않는 정부, 마침내 치부를 드러낸 언론.....
풀리지 않는 의혹을 겨냥하는 '고품격 현장 르포'
3. 긴장감 넘치는 전개, 밀도있는 구성, 정서적 울림까지
2014년 하반기 극장가를 뒤흔들 문제작 다큐멘타리
"이 자본주의 체제가 얼마나 타락했는지 보여주고 있는 아주 중요한 영화!
감독의 노고와 용기, 올곧음에 경의를 표한다."
"<다이빙벨>과 같은 영화에 우리는 힘을 실어주어야 한다.
이 비극을 우리가 잊어버릴 때, 비극은 점점 더 많이 반복될 것이기 때문이다."
"정부의 무능함과 미디어의 공모를 비판하고
진실을 파헤치려는 노력을 설득력 있는 연출로 담아냈다."
"여전히 침묵하고 있는 관계자들에게 던지는 과감한 질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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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어먹을, 아직까지 진실은 규명되고 있지 않는 것 같다.
아니, 규명할 의지가 없는 듯한 정부다. 책임 전가, 진실 은폐.....
'이런 세상이 싫다. 정의는 다 어디로 갔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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