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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차 정착해야 할 곳은?

오늘 나는

by 우람별(논강) 2012. 3. 25. 0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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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누라는 어제 날 보고 '복영감'이라는 표현을 처음으로 썼습니다.

'복부인'의 대비되는 '복영감'이랍니다. 기가찼습니다. 영감? 복영감?

아무리 농담이라도 아내에게 그렇게 비쳤다면 문제가 심각하다 싶어서

그게 무슨 소리냐 했더니, '복부인'이 연상이 되어서 그랬답니다.

거의 한 달째 선산, 김천, 무을, 군위, 의성 일대를 돌아다니면서

퇴임 이후에 정착할 곳을 찾아 헤매고 있는 것이 마치 땅 투기꾼처럼 느꼈기 때문일까요?

투기를 목적으로 땅을 사는 것이 아니기에 굴욕적이기까지 했습니다.

 

자그마한 집을 하나 짓고 텃밭 농사를 지을 수 있는 소박한 땅이면 족합니다.

지금껏 단 한 평의 땅도 소유해 보지 못한 가난뱅이였는지라

가끔은 내 소유의 자그만 땅이라도 있다면 좋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생각만 가졌을 뿐, 그것을 얻기 위해 특별히 신경을 쓴 적이 없습니다.

허겁지겁 살기에 바빴고 땅을 소유한다는 것 자체가 사치라고 보았습니다.

내가 농사꾼이었다면 필요한 만큼의 땅을 벌써 소유했을 것이지만

학생들 가르치기 바쁜 교사로 살면서 땅이 왜 필요할까 싶었습니다.

물론 주변 동료들 가운데는 일찌기 재테크에 관심을 두고

제법 성공을 거둔 분들이 있긴 합니다. 그러나 부럽지 않았습니다.

그저 내 주변의 바쁜 일부터 챙겼을 뿐입니다. 인지상정 아닌가요?

 

그런데, 요즘 들어서 자꾸만 생각나고 상상하게 되는 것은

공기 좋고 경관 좋은 자연 속에서 별다른 간섭없이

채소나 식물을 키우면서 살아갈 수 있다면 참 좋겠다 하는 겁니다.

점점 더 간절해집니다. 도시지향적이었던 아내도 언제부턴가

내 생각에 동의를 하고 같이 다니며 괜찮은 땅을 찾아다니고 있습니다.

돈이 없으니 평당 비싼 땅은 엄두도 못냅니다. 2,3백 평이면 딱입니다.

그 이상이면 경제적으로 쪼들리는 결과가 예상되어 곤란하다는 것이

살림꾼의 반응이니 그것을 나는 존중해 주어야만 합니다.

 

내가 현재 사는 곳은 공단 가까이 있는 아파트단지입니다.

이용 가능한 대형할인마트도 주변에 두세 개 있고,

고속도로 IC도 가까이 있어서 생활의 편리함은 있지만

생명줄인 공기가 그다지 신선하지 못한 것 같아서

적어도 1주일에 2,3일 가량은 농촌에 가서 살고 싶은 마음이지요.

농가의 거름냄새도 좋고, 들에서 풍겨나는 풋풋한 땅냄새, 나물냄새

산자락에 피어나는 들꽃의 향기를 흠뻑 맡으면서 살고 싶습니다.

날이 갈수록 그런 마음이 샘솟듯 일어나고 있으니

자연을 잊지 못하는 무서운 병에 단단히 걸리고 말았습니다.

옛 선인들은 그것을 '천석고황'이라고 했던가요?

 

오늘도 어디론가 돌아다니며 흙냄새를 맡으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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