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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비시 몇 편

by 우람별(논강) 2016. 2. 15. 2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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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내리고 매섭게 추운 날 저녁인데

근무지를 옮기게 된 교무부장 선생님은

아들이 바둑학과 수석 합격, 장학금 받았다고

저녁 식사 한 그릇 대접하겠단다

축하할 일이지. 참 좋은 소식이야


저녁을 먹는데 귀에 익은 전화가 왔다

선생님의 안부를 묻는 35년 전 야학 제자다

과년한 딸 둘이 시집가야 하는데

신랑감이 없어 걱정이고 중매를 좀 해 달란다

아들은 고졸 직후 취직했다가 갈길을 바꿔

IT 관련 대학에 다니면서 즐거워한단다

다른 제자들 연락은 없느냐고 묻는다

무소식이 희소식인데 뭐, 잘 살제?


배를 곯아 팔다리 힘이 없고

잠이 모자라 눈꺼플 무거운데 

그래도 잘 견뎌낸 우리 제자들

주고받는 미소로도 서로 힘이 되었던

어둠의 새벽을 깨우며 해맑게 웃었던 야학 시절

추억과 사랑 아직 그대로 남아있는데

지금, 어떤 모습으로 살아있는지


여보게, 좋은 소식 한번 전해주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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