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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이럴 땐 어떡하지?

교육운동

by 우람별(논강) 2014. 4. 22.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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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직원회의 석상에서 1학년부장 선생님의 탄식을 들었다.

권고 전학을 받아온 모 학생이 2학년 선배한테 대들어 얻어맞기를 유도했다고 한다.

만약에 맞게 되면 한 대에 얼마씩 변상시킬 의도로 그랬다고 하니 어이가 없다.

또 한 여학생은 자해 소동을 일으켜 경찰과 함께 학생의 집에 가 보니

비이성적 행동을 보여주고 있었는데 두 눈을 뻔히 뜨고도 어떻게 할 수가 없었다고 한다. 

세상에 무서운 것이 하나도 없다는 듯이 영화를 찍고 있었다고 표현했다.

 

내 주변에서도 예기치 못했던 일들이 주변에서 자주 일어난다.

'행복'에 관한 PPT 자료를 보여주면서 함께 생각해 보는 시간에

너무 산만한 듯하여, 말하기를 멈추고 조용히 학생들을 쳐다보고 있었다.

집중력이 떨어져 있을 때 사용하는 방법으로는 괜찮은 방법이기는 하다.

조용해져서 다시 말을 시작하고 있는데, 맨앞에 앉아 수없이 두리번거리면서

수업분위기를 흐트러뜨리고 있던 장본인이 내 말을 끊으면서 뜬금없이

(공손함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 말투로)"선생님, 마이크 좀 줘 보세요."

"................."

 

'뭐 이런 녀석이 다 있어?' 참으로 기가 찰 노릇이다.

이건 예의고 뭐고 아무것도 아닌 '싸가지 없음'의 전형이었다.

피가 거꾸로 솟구치는 듯한 노여움으로 가슴이 벌렁거렸다.

행복을 이야기하는 시간이 참으로 괴롭고 불행한 시간으로 변하는 순간이었다.

그래도 겨우 참고 말을 했다. 바라보는 학생들도 순간 긴장감이 느껴졌을 것 같다.

"뭘 하려고 선생님이 말하는 도중에 버릇없이 끼어들어 마이크를 달라고 하냐?"

 (아주 가볍게 아무렇지도 않은 듯) "아이들이 떠들어서 조용히 좀 시키려구요."

"......................"

 

한 동안 아무 말을 할 수 없었다. 더 이상 아무 말을 하기가 싫었다.

이 학생은 자기밖에 모르는, 남을 전혀 배려할 줄 모르는 철부지였다.

이런 아이들이 한두 명이 아닌 상황에서는 수업을 이끌기가 쉽지 않다. 

수업이 끝난 후, 아이를 개인적으로 불러 조용히 물어 보았다.

"수업 시간에 그렇게 한 것이 잘못된 것이라는 거 알기는 하냐?"

"네, 잘 알고 있습니다. 앞으로 조심하겠습니다."

아이는 어느 새 표정을 바꾸어 제법 진지하게 대답을 했다.

"그래, 다음 시간부터는 달라진 모습을 보여 줘. 관심있게 볼 거야."

 

우리 교사들이 어쩔 수 없이 접하게 되는 학생들의 단면이다.

교사와 학생 사이의 대결 국면(?)이 마치 필요조건이 되어있는 듯하다.

수업에서든, 생활지도 과정에서든, 어느 것 하나 만만한 게 없다.

질풍노도의 청소년기를 사는 그들에겐 교사들이 거부감의 대상이 된 것 같다.

사회교육이든 학교교육이든 소통을 통해서 이뤄지는 것일진대

어느 쪽이든 일방적 거부 상황에서 교육이 이루어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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