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종사촌 형님이신 서정관(62)님께서 드디어 며느리를 보았다.
몇 년 전에 동생인 딸을 먼저 결혼시키고 맏이인 남석(36)이가 장가를 못 가서 안타까웠는데
마침내 31살 먹은 며느리를 맞이한 것이다. 그 동안 신경을 얼마나 썼을지 짐작이 간다.
나는 부모님을 모시고 여수에 사는 남주 동생과 함께 아침 8시 대구를 출발하여
4시간 30분만에 서울 마포구 상암동 월드컵경기장 2층에 있는 월드컵컨벤션웨딩홀을 찾았다.
경부고속도로에 차가 많이 밀려서 다소 힘들었다. 불법적으로 버스전용차로를 달려야 했다.
조카인 신랑은 아버지보다 키가 훨씬 크다. 아마 형수님을 닮아서 그럴 것이다.
부모님을 모시고 나도 기념사진 하나 남겼다.
효녀인 여수의 남주 동생이 부모님 사이에서 웃고 있다.
상경할 때, 내 차 안에서 그간 살아온 얘기를 신앙과 관련하여 들려주었다.
1년 반 남짓 두 딸과 함께 서울에 살면서 겪었던 나눔의 생활과 기쁨이
오늘날 만끽하고 있는 행복한 생활의 큰 계기가 되었던 것 같다.
아침 식사를 거의 못하신 아버지는 허기가 진다면서 식당에 먼저 가서 식사를 하셨다.
큰 컵에 소주를 한 가득 따라 달라고 하시더니 부페음식을 안주로 해서 기분좋게 드신다.
안양에 사는 당숙모와 당고모도 오셨다. 어머니도 아버지 곁에 앉으셨다.
당숙모님께서는 혈액암을 앓고 있는 당숙과 아직 결혼을 못한 아들 때문에 걱정이고,
당고모도 사업이 잘 안 되는 정원이 땜에 마음고생이 심하시다고 한다.
해맑은 웃음을 내게 던지는 정관이 형, 양가 안주인들은 행사장의 조명을 밝히는
점촉 순서를 기다리기 위해 두 분 다 잠시 자리를 비웠다.
영국 유학을 앞둔 한고은 양이 결혼식장을 찾아 와 엄마를 만났고
외할아버지, 외할머니 옆에서 음식을 들고 있다. 패션디자인을 전공하려고 있어서 그런지
유난히 옷차림이나 외모가 남다름을 느낄 수 있다. 안경도 테만 있는 것이다.
아버지는 렌즈가 있는지 없는지 궁금해서 안경 안쪽으로 손가락을 넣어 보셨단다.
요즘 사이가 매우 좋다면서 자랑하는 두 모녀다.
대치동에 사는 제수씨가 다소 늦게 도착해서 음식을 드는 동안 다시 식당에 모였다.
페백실의 모습을 잠시 들여다 보고
결혼식장을 빠져나오기 직전, 가족 사진을 찍어두었다.
이 사진을 찍고 고은이는 전철을 타고 볼일을 보러 떠났고,
제수씨는 내 차를 타고 목동까지 왔다가 지하철 오목교 역에서 내렸고
남주는 가까이 지냈던 아줌마들을 잠시 만나보고 여수로 내려가겠다며
목동 14단지에 내렸다. 부모님과 나는? 대구를 향해서 부지런히 운전을 해야 했다.
군포 IC에서 내려 차에 기름을 넣을 때, 어머니가 대신 계산해 주셨고
아버지도 수고했다면서 통행료 조로 30,000원을 내게 건네셨다.
안 받으려고 했더니, 이때는 고맙습니다하면서 받는 거라신다.^^
대구 어른댁에 돌아오니, 이원장이 저녁을 먹지 않고 기다리고 있었다.
주말이라 손님이 많았다면서 즐거운 비명이다. 3주 연속 토요일에만 700만 원 이상의 매상을 올렸단다.
어머니께서 차려주는 늦은 저녁을 들고 식구들끼리 두런두런 이야기를 좀 하다가
피곤하셨던 부모님은 먼저 잠자리에 드셨고 형제끼리 또 한두 잔 술을 기울이다 보니
밤은 어느새 깊어졌고 냉장고 소주를 다 비우고 났을 때는 새벽 2시 30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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