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추, 처서가 지났건만 여전히 폭염은 계속되고
푹푹 찌는 더위에 신경은 예민해져서 짜증나는 일 투성이고
공부는 이제 바짝 좀 해야 하는데, 마음대로 잘 안 되고
그런데다가
집안문제, 친구문제, 이성문제 등등의 문제가
압박해 오는 상황이 만들어진다면 스트레스겠죠?
게다가 사회현상, 정치현상 등의 사람살이가 신경을 건드린다면?
우리 주변 어느 것 하나 도움되는 것이 별로 없다면?
뭐, 이런저런 이유로 세상 살기가 팍팍한 요즘,
그래도 불철주야 열심히 공부하는 3-4반 딸같은 친구들에게
위로의 말도 좀 건네고 마음에 있는 말을 하고 싶어서
이렇게 전체 메일을 띄우게 되었음을 밝혀 두는 바입니다.
여러분들이 내가 보낸 메일을 언제쯤 읽게 될는지는 모르겠으나
읽을 때의 마음들이 기분이 좋아지고, 내 글로 말미암아
생각도 좀 해 보고 마음을 다잡을 수 있는 계기가 되면 좋겠습니다.
내일부터 2학기 중간고사가 시작됩니다만,
나름대로 준비를 하고 공부에 열중인 친구들이 있고,
이왕 내신점수는 거의 포기한 상태니 해 본들 우짜겠노 하면서
거의 신경 안 쓰고 수능 대비만 하는 친구도 있을 것 같은데,
그래도 시험에 대비해서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게 좋겠지요?
매사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아름다운 것 같습니다.
그때그때 주어진 일을 잘 처리해야만, 그것이 쌓여서
좋은 결과를 얻게 되는 것은 만고의 진리 아니겠습니까?
교과서 같은 이야기 같지만 부정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내일은, 오늘 열심히 준비한 사람의 몫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최선을 다하는 오늘이 있고서야 영광된 내일이 있다는 것,
그것 또한 진리임에 틀림없을 것입니다. 좋은 말들이지요.
우리의 삶에 깨달음을 주기에 충분한 격언들이지요.
우리가 그런 걸 몰라서 인생에서 성공을 못하는가요?
그 평범한 진리를 행동으로 옮기기 못하는 것이 문제 아닐까요?
세상의 불의를 보면서 비판만 할 뿐,
저항하며 나서지 않는 것은 비겁한 모습일 테지요?
유감스럽지만 너나 할 것 없이 그런 유형의 사람들이 많아요.
행동하는 양심을 좀처럼 찾아볼 수 없는 어두운 시대랍니다.
그저 내만 편하면 되고, 그저 내만 잘 살면 된다는 이기심이
전 사회에 만연되어 있는 현실이라서 우리 학생들도 영향을 받나 봅니다.
어린 시절의 그 순수했던 마음들이 세상살이에 적응해 오면서
그 본연의 순수함를 차츰차츰 잃어버리고 마는 상황이 됩니다.
어른들에 대한 곱지 못한 시선이나, 불손한 태도가 그것을 증명하지요.
이 시대 교사의 한 사람으로서 가슴아플 때가 간혹 있습니다.
적어도 학생들의 태도는
겸손함이 기본이라고 생각합니다.
교만해서는 안 됩니다. 그것은 대인관계를 해칠 뿐만 아니라
자신의 양심을 괴롭히는 것이라서 경계해야 할 대상입니다.
그 교만은 여러분들의 학습태도에서 잘 나타납니다.
교만한 사람은 수업태도가 안 좋겠지요?
선생님들의 강의를 잘 안 들으려 하고.....
수능을 앞둔 시점에서 막바지 정리를 잘해야 하는 만큼,
수업 시간을 소홀히 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그렇게 하면 실패할 가능성이 매우 높아져 버립니다.
수업 이외의 시간은 자신이 온전히 쓰는 시간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인터넷 강의을 듣는다거나 과외공부나 학원수강을 계속 하면서
남한테 의존하는 태도는 이제 더 이상 보여주지 않았으면 합니다.
남들이 여러분들이 풀어야 할 수능문제를 대신 풀어주지는 않습니다.
자신이 풀어낼 수 있는 자생력을 기르는 게 급선무지요.
3-4반 우리 친구들,
많이 힘들 때입니다. 다들 힘내세요!!!!!!
마지막 정리를 잘해야 지금껏 투자한 것을 제대로 수확할 수 있습니다.
농부가 고생고생해서 작물을 키웠는데, '천재지변'으로
아무런 수확을 할 수 없을 때의 그 절망감이 엄청난 것처럼
공부 중에 올 수 있는 '천재지변'을 우리는 경계해야 합니다.
공부의 천재지변은 바로 그 '교만' 내지 '자포자기'라는
그 마음의 병이라고 생각합니다. 경계대상 1호입니다.
뜻하지 않은 사고와 질병도 경계 대상 2호입니다.
아무쪼록 얼마 남지 않은 수능 대비해서 몸건강, 마음건강 잘 챙기고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현명함을 보여주면 하는 마음 간절합니다.
나는 여러분들의 공부를 돕는 의미에서 서비스를 끝까지 하겠습니다.
쾌적한 교실 환경을 위해서 아침마다 일찍 출근해서 교실청소를 해 놓을 겁니다.
여러분들은 매일 아침마다 우렁각시가 돼 보는 즐거움을 잘 모르지요?
나는 구미여고에 근무하면서부터 그 즐거움을 만끽하고 있습니다.^^
자, 3-4반 화이팅, 아니 아리아리!!!!!!!!!!!!!
(내가 좋아하는 백기완 선생이, 국어순화 차원에서
'화이팅'이라는 영어대신에 '아리아리'라는 우리말을 사용하자 했어요.)
*** 기회 있으면 한 턱 쏘겠다는 어제의 우연한 약속은
어느 날이 될지는 모르겠으나 기대하셔도 좋습니다.
그러나, 담임의 학급운영에 여러분들이 잘 협조를 해 주지 않으면
그 약속을 지키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잘 부탁합니다.
*** 담임의 주문사항
1. 자신이 만든 쓰레기는 반드시 자신이 처리할 것,
(책상 옆 걸이에 쓰레기 봉지를 하나씩 두고 사용하면 좋음)
2. 공부방인 교실에 쓰레기가 보일 때는 경쟁하듯이 서로 줍을 것.
3. 야간 자율학습 조퇴는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 절대로 하지 말 것.
4. 청소당번은 청소 시간에 확실하게 책임을 다할 것.
5. 교실 내에서는 절대로 큰소리로 떠들지 말 것.
(쉬는 시간까지 공부하겠다는 친구들도 많이 있음)
6. 모둠일기, 생각날 때마다 여유있을 때마다 한 번씩 쓸 것
(고 3시절의 흔적을 남길 수 있는 좋은 기회!!!!)
2010년 8월 24일 담임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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