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1학년 19명은 오늘 오후, 숲 해설가이신 정윤영 선생님을 강사님으로 모시고
5,6,7교시 세 시간의 진로직업체험을 했다. 워낙 의미있는 체험이기에 매년 실시하고 있다.
학교 주변에 자라고 있는 온갖 나무와 꽃, 풀 등에 대해서 공부를 해 보는 시간이기에 더욱 가치가 있다.
농촌이기에 주변에 지천으로 깔려있는 식물들이지만 그것도 관심이 없으면 보이지 않는 법이다.
오늘 숲 해설가님을 모시고 눈과 귀를 쫑긋 세워 공부를 하게 되었으니 얼마나 좋은가!
먼저 강사님께서는 숲 해설가란 어떤 직업인지를 설명하셨다.
정리하면, '숲의 중요성을 알려주는 산림교육전문가'인 것이다. 숲이 왜 중요한가?
나무는 숲을 만들고 숲은 생명의 근원이기 때문이다. 좀더 구체적으로,
첫째, 숲은 광합성을 하면서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산소를 내뿜는다.
둘째, 물을 저장해 주고 흙이 흘러내리는 것을 방지한다.
셋째, 정서적인 안정을 준다. 맑은 공기를 마시며
녹색의 숲을 바라보면 긴장이 풀리게 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나무는 죽어서도 사람에게 봉사한다.
종합해 보면, 숲은 꼭 있어야 할 귀중한 친구라는 것이다.
첫 시간에는 교내에서 자라고 있는 나무에 대해서 먼저 공부하기로 했다.
전나무, 이팝나무, 화백나무, 서양칠엽수(마로니에), 히말라야시다,
잣나무, 벚나무, 회화나무 등을 차례차례 보면서 구체적인 설명을 들었다.
희말라야시다, 잎이 한데 20~30개씩 모여서 나고 솔방울이 특이한데, 하얀색을 띠는 것이 특징이다.
등나무 그늘 아래서는 소설 이야기도 나왔다. 소설에 자주 등장하는 용어인 '갈등'을 설명하기에 적절한 장소인 것이다.
왼쪽으로 돌아가면서 자라는 '칡'과 오른쪽으로 돌아가면서 자라는 '등나무'가 얽히게 되면 좀처럼 풀리지 않게 되는데,
그런 상황이 바로 소설의 갈등과 비슷하다는 거다. 칡 갈(葛)자와 등나무 등(藤)자가 합쳐진 단어가 바로 '갈등(葛藤)'이다.
영빈이 앞의 나무는 복자기나무, 가을이면 붉게 물드는 단풍나무의 일종이다.
한 시간이 어찌 빨리 지나갔는지, 여기까지 설명을 들었을 때 5교시가 끝났다.
10분 정도 쉬고 6,7교시 때는 학교 뒤에 있는 태봉산에 오르기로 되어 있어서
학교 정원(봉황뜰)에 있는 나무들에 대해서 공부를 미처 다하지 못한 게 아쉽다.
그 주변에 있는 산당화, 모감주나무, 배롱나무, 목련, 꽃사과, 중국단풍나무,
화살나무, 곰솔, 회양목, 박태기나무 등에 대한 공부는 미처 하지 못했던 거다.
강사님께서는 6,7교시에는 산으로 올라가야 해서 학생들의 갈증을 염려하셨다.
어느 새, 생수 한 병과 초코파이, 초콜릿 등을 사서 개개인에 하나씩 나눠주셨다.
얼마나 학생들을 잘 배려해 주시는지 그저 고마울 뿐이다. '감사합니다.'
큰 나무가 드리우는 그늘 아래서 참나무에 대해서 자세한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왜 참나무인가? 참나무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가?(6가지 종류) 등 공부할 게 많았다.
풀숲에 모기가 많은 탓인지 모기가 많이 문다면서 여기저기서 난리였다.
긴 옷을 입고 오지 못한 게 후회되는 순간이지만 참을 수밖에......
'피보나츠' 수열을 보여주고 있는 솔방울의 신기한 무늬
여기서 강사님은 '삼림욕(森林浴)'에 대하여 설명을 해 주셨는데, 매우 흥미로웠다.
퀴즈 형식으로 묻고 답하면서, 맞추면 상으로 초코파이를 받거나 초콜릿을 받고.....^^
'숲 치유(Forest Therapy)'에 대한 설명도 이어졌다.
산림휴양이나 산림욕보다 한 단계 발전된 '숲 치유'가 스트레스 해소뿐 아니라
우울증, 고혈압, 아토피 피부염 등 정신 신체 질환에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정자가 사람들이 쉴 곳이기는 하나 주요 유적지인 태실 바로 옆에 세운 것은
매우 격에 어울리지 않는다. 누구의 지시로 세운 것인지는 몰라도 당장 헐어내거나
태실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다시 세우는 것이 옳다고 강사님께는 말씀하셨다.
태봉 정상에서 보이는 풍광이 매우 좋다. 우리 학생들도 산과 숲이 왜 소중한지를 금방 알 수 있으리라.
산이름이 '태봉'인 이유를 자세히 설명하고 계시는 강사님,
왕가에서는 아기가 태어나면 태를 즉시 깨끗이 씻은 다음
백자 항아리에 넣어 밀봉하여 묻었다고 한다.
태실을 설치하면 그 고을의 격을 높여주고 여러가지 특혜가 주어지는 경우도 있었기 때문에
태실을 자기 지방에 유치하고자 지역 간에 분쟁이 발생하기도 했다는 사실이 흥미롭다.
왕실의 태실이 명당에 있다는 것을 안 일제는 1929년에 조선왕조의 정기를 끊기 위해
전국에 흩어져 있는 왕실의 모든 태실을 경기도 양주로 옮기고 태실이 있던 땅을 모두
민간인에게 팔아버렸다. 그 와중에 태실 항아리는 모두 유실되고 말았다는 것이다.
이곳에 있는 태봉은 조선 왕조 연산군의 둘째아들로 추정하는 태를 봉안한 곳으로 알려져 있다.
리기다소나무의 잎, 3개인 것이 특징이다. 일반 소나무는 잎이 2개이고 잣나무는 5개다.
리기다소나무
고사리 잎의 뒷면을 자세히 보면 각각 모양이 다른 포자를 볼 수 있다.
강사님께서는 포자의 다양한 모습을 관찰하기 위해 15배의 크기로 볼 수 있는 돋보기를 꺼내어 보여주셨다.
태봉 기슭에서 내려다보는 무동저수지의 전경
익모초
무동저수지와 돌아오는 들길에서 발견되는 것 중에 강사님께서 설명하신 것들을 정리해 보면
참취, 줄, 마름, 애기똥풀, 버드나무, 쑥부쟁이, 호장근, 익모초, 왕고들빼기, 쇠무릎(우슬) 등이다.
세 시간의 강의를 마치면서 강사님께서는 마무리삼아 좋은 말씀을 많이 해 주셨다.
숲이 잘 조성된 우리나라에서 살고 있음이 참 다행스럽고 고마운 것이니만큼
숲을 아끼고 사랑하면서 자연과 더불어 살아야 한다는 값진 교훈을 가슴에 새겨 주셨다.
숲 해설가인 정윤영 선생님은 '정가네 동산'이라는 블로그를 갖고 계시며
'바람재 들꽃'이라는 야생화 동아리 카페(회원 3700명)의 주인장이시기도 하다.
나무, 식물, 꽃 등에 대한 관심이 많은 분은 가입해서 활동해도 좋을 것이다.
정윤영 해설가님께서는 나와는 OO대학교 사범대학 국어교육과 선후배 사이다.
녹차를 한잔 마시고 헤어지기 직전에 우린 다정스레 기념 사진 한 장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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