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주 이목형네 집에서 모인 지 얼마 되지는 않았지만,
구인회 멤버들은 지난 19일 포항 북부해수욕장 부근의 발렌타인호텔
4층에 있는 웰빙 횟집에서 일단 모임을 가졌다.
월여가 예약해 둔 방은 북부해수욕장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최고의 장소였다.
30분 정도 먼저 도착하니 주변을 이렇게 사진에 담아둘 수 있어서 좋다.
토담과 진성을 제외한 7명의 회원들이 모였다. 오랜만에 박거사도 와서 얼마나 반가웠는지 모른다.
이 자리에서 주로 나눈 이야기는 건강 이야기였다. 처음부터 끝까지.
항암치료 때문에 이 모임에 함께하지 못한 토담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 보니
자연스레 나오게 되었던 것 같고, 덕천강의 효소 단식 이야기가 그 어느 때보다
깊이 와 닿았던 것 같다. 다들 건강관리 잘해서 오랫동안 만날 수 있기를.......
발렌타인호텔 5층에 숙소를 정하고 카드놀이를 자정 무렵까지 즐기다가
성주가 집인 이목형님과 구미에 사는 나만 남고 모두들 귀가했다.
선후배 둘만 남아 막걸리 한잔 더하면서 나눈 새벽까지의 진지한 이야기는
그저 회원들의 상상으로 남겨두련다. 이목형은 범상한 분이 아니셨다.
다음날 아침 덕천강은 약속한 대로 내가 묵은 숙소로 찾아왔고 경주 남산 여행이 시작되었다.
남산 삼릉계곡에서 부터 금오봉까지 오르는 코스(2.6키로 정도)를 골라 천천히 발걸음을 내디뎠다.
금오산 정상에서 한참을 머물다가 왔던 길을 되돌아가는 것보다는
용장계곡 방향으로 하산하는 게 좋겠다고 판단하고 내려가는데
나무 그늘 아래 앉아 쉬면서 음식을 들고 있는 아저씨 두 분께서
막걸리 한잔 하고 가라는 의외의 친절에 인사를 하고 선뜻 다가가 한잔을 받았다.
울산에서 왔다는 두 분인데 인상이 참 좋으시다. 김밥까지 먹으란다. 꿀맛이다.
친절을 베푸는 두 분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면서 덕천강과 나는 이야기하기를
'이렇게 서로 나누면서 살아야, 아무리 팍팍한 세상이라도 살만한 것 아니겠어?'
덕천강과 함께 걸었던 길은 20리는 족히 되었던 것 같다. 하산을 완료한 후
사우나에 가서 온몸을 씻으면서 피로를 풀고, 인산인해의 우리밀칼국수집에서
구수한 칼국수 한 그릇을 비우고 나니, 내 눈에 비치는 세상은 평화 그 자체였다.
세상의 평화가 어찌 내 배부름에 좌우될까마는 내 가까이 있는 사람들과 함께
자연을 벗하고, 마음을 나누면서는 가능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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