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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내가 생각하는 것은

작가들의 세계

by 우람별(논강) 2009. 8. 8. 1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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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생각하는 것은

 

                                                        백  석

 

 밖은 봄철날 따디기의 누굿하니 푸석한 밤이다

거리에는 사람두 많이 나서 흥성흥성할 것이다

어쩐지 이 사람들과 친하니 싸다니고 싶은 밤이다

 

그렇건만 나는 하이얀 자리 위에서 마른 팔뚝의

샛파란 핏대를 바라보며 나는 가난한 아버지를 가진 것과

내가 오래 그려오든 처녀가 시집을 간 것과

그렇게도 살틀하든 동무가 나를 버린 일을 생각한다

 

또 내가 아는 그 몸이 성하고 돈도 있는 사람들이

즐거이 술을 먹으려 다닐 것과

내 손에는 신간서 하나도 없는 것과

 그리고 그 - 아서라 세상사 - 라도 들을

유성기도 없는 것을 생각한다

 

그리고 이러한 생각이 내 눈가를 내 가슴가를

뜨겁게 하는 것도 생각한다

 

 

    *** 따디기 : 한낮의 뜨거운 햇볕으로 인해,

                      흙이 풀려 푸석푸석한 저녁 무렵 

         누굿하니 : 여유있는

출처 : 미루나무
글쓴이 : 명혜당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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