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안반도 일대 3 (해수욕장)
태안 해상국립공원은 몇 년 전의 유조선 사고로
온 해안과 섬들의 바위와 모래가 기름띠로 뒤범벅되었던 비운의 땅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연인원 120만 명이 넘는 당시의 자원봉사자들 도움에 힘입어
생기를 되찾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어디를 가 봐도 오염의 흔적은 보이지 않았다.
아내가 가장 맘에 들어하는 신두리 해수욕장이다.
썰물 때라 바닷물은 수백 미터 밖으로 밀려나 있었다.
서해 최고의 해수욕장인 신두리해수욕장은 그 물빛과 하늘빛으로 멋진 조화를 이뤘다.
학암포 해수욕장의 위쪽으로 항구가 있고, 그 오른쪽에도 제법 너른 해수욕장이 위치해 있다.
학암포 해수욕장, 저 멀리 보이는 환상적인 섬들이 유혹을 하고 있는 듯하다.
학암포 해수욕장 입구의 사구에는 해당화 군락지가 곳곳에 있어서
이제는 연분홍의 꽃도 지고 노오란 열매가 점점 굵어가고 있는 것 같았다.
구례포 해수욕장의 전경이다. 학암포보다 아래쪽에 위치해 있는데,
널리 알려져 있지는 않으나 오래잖아 서해안의 몇 안 되는 명소 중의 하나가 될 것 같다.
해변의 소나무숲 반은 삼성 SDI의 여름휴양소로 계약이 되어 몇 년간 사용된단다,
일반인들이 나머지 반을 사용할 수 있는데, 1박 2일로 하루를 지내는데
사용료는 20,000원이고, 하루 종일 이용하는 데는 10,000원을 받는단다.
흰 구레나룻이 보기좋은 해수욕장 번영회 관계자는 또 말하기를,
태풍이 아무리 심해도 이곳은 피해가 없으며, 500미터를 바다쪽으로 나가도
배꼽까지밖에 오지 않은 수심이라서 해수욕장 입지 조건으로는 최고란다.
물놀이 사고도 전혀 없는 곳이고, 해변의 소나무숲이 좋아서
해수욕장의 진면목을 아는 사람은 이곳만 찾는다고.....
구레포 해수욕장의 북쪽 지점, 남북으로 가려진 곶 덕에
파도가 거의 치지 않는 안전한 해수욕장임을 관계자는 자랑한다.
충청남도 태안군 이원면 만대마을의 선착장, 태안 이원반도의 최북단 지점이고,
서해와 가로림만을 동시에 조망할 수 있는 곳에 위치해 있어서
나같은 호기심 많은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을 것만 같다.
저 멀리는 서해 바다일 것이고,
가로림만 저 건너 육지는 충담 당진 땅일 것이다.
하늘 위의 구름이 압권이다. 비가 온 뒤의 하늘 빛은 감동적이다.
가로림만의 모습, 낮게 드리운 구름이 금방이라도 수면 위로 가라앉을 기세다.
이원반도 끝, 만대마을에서 다시 신두리해수욕장을 향해 가는 지점에서 본 가로림만,
그 유명한 꾸지나무골 해수욕장도 잠시 들러봤는데,
너무 복잡해서 그냥 나오고 말았다. 사진도 없다 그곳은.
뒤웅습지, 해안사구에 위치한 천연습지!!!!!
신두리 해수욕장 북쪽 끝에 위치한 신두리 해안사구,
그 모래 위에 자생하고 있는 풀들 사이엔 새들이 알을 놓고 번식을 하고 있을 것 같다.
그래서 그런지 차량의 출입이 엄격히 제한되고 있고, 인기척도 드문 곳이다.
뒤로 보이는 곳이 유명한 신두리 해안사구, 그 뒤로 천연습지인 '뒤웅습지'를 낳았다.
수천 년에 걸친 세월의 흐름은 자연의 오묘한 작용으로 나타나 인간들을 놀라게 한다.
자연 앞에 우리 인간이 겸손해져야 하는 또 하나의 이유를 여기서 발견하게 된다.
오전 11시 경 이곳을 지날 때는 물이 하나도 없는 갯벌만이 보였는데,
해물 칼국수로 늦은 점심을 먹고 이곳을 다시 지날 때는 어느새 밀물이 들어와
이렇게 바닷가 마을을 풍성하게 만들어 놓았다. 저 바닷물 속엔
또 얼마나 많은 고기가 다시 돌아와 있을까?
집으로 돌아가는 길, 청양에 사는 친구의 블루베리 농장 주소를 내비에 입력을 하니
총거리 80여 킬로를 가리킨다. 올 때와는 다른 방향을 안내하는데,
안면도를 향해 가다가 서산 A, B지구 방조제를 건너 홍성으로 진입하는 길이다.
중간에 있는 간월도 선착장에 들러 어리굴젓과 창란을 먹을 만큼 사서
친구에게 줄 선물을 마련했다. 부족하나마 친구가 좋아할지 모르겠다.
오후로 갈수록 하늘은 점점 더 많은 뭉게구름을 토해내고 있었다.
세계적인 철새도래지 천수만은 오른쪽에서, 흙탕물이 섞인 간월호는 왼쪽에서
우리 부부가 탄 차량을 애써 비호하는 듯했고, 짤막한 여행이었지만
하늘과 바다의 푸르름 만큼이나 상큼했음에 감사한다.
아내의 밝은 미소 또한 나를 기쁘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