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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현 습지 주변의 풍광

우람별(논강) 2024. 10. 22. 17:38

대구 호텔 인터불고 앞으로 흐르는 금호강 가에 '팔현습지'라는 곳이 있다. 거기에는 수리부엉이 한쌍이 살고 있다. 수놈은 '팔이', 암놈은 '현이'라는 이름까지 붙었는데 누가 그렇게 참신하게 이름을 붙어주었을까? 이곳을 자주 찾는 환경지킴이이자, 환경운동을 종합적으로 주도하고 있는 대구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 정수근 선생이 그 주인공 같았다.
페이스북을 통해 서로 알고는 있으나 직접 가까이에서 얼굴을 보는 것을 오늘이 처음이라면서 내 동생은 반갑게 인사를 했다. 옆에 있던 나도 인사를 하면서 악수를 했다. 받은 명함을 살펴보니 정 선생의 간절한 바람이 그 안에 잘 표현되어 있었다. '금호강 팔현습지를 국가습지로! 금호강 르네상스 개발사업 절대 반대! 낙동강과 내성천을 흐르게! 대구 취수원 안동댐 이전 반대!'
그는 또 유튜버로서도 활동하고 있었다. '낙동강 수근수근 TV'
 

대구환경운동연합 회원들의 가족들이 모여서 활동하고 있는 모습 같다. 생태 보전의 중요성을 자녀들에게 직접 느끼게 해 주려는 회원들의 눈물겨운 활동이어서 그런지 감동이고, 보기가 좋다.
 

금호강 난개발 저지 대구경북공동대책위원회와 대구환경운동연합이 금호강 팔현습지의 중요성을 강력하게 호소하고 있는 간판이 세워져 있었다. 수리부엉이가 서식하고 있는 금호강가의 벼랑에 대구시에서는 르네상스 개발사업의 일환으로 데크길을 설치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하는데 그냥 두고 볼 수는 없는 것이다. 모두가 힘을 합쳐서 이 소중한 팔현습지의 자연환경을 끝까지 사수해야 하리라. 개발이라는 명분 아래 자연을 파괴하는 사례를 더 이상 보지 않으면 좋겠다.
 

한의사인 동생은 생태 보전에 대한 관심이 지대하다. 페이스북을 통해 관련한 글도 많이 쓰고 있는데, 특히 이 팔현습지에 대한 애착이 누구보다 강하다.
 

이 사진의 한가운데를 자세히 보면 수리부엉이 '팔'이가 잠을 자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정수근 선생이 설치한 망원경을 통해서 '팔'이의 귀엽게 자는 모습을 보았던 것이다. '현'이는 보이지 않았지만 가까운 어딘가에 분명히 있다고 그는 말했다. 덩치가 커서 서식지에 같이 지내기는 쉽지 않을 것이지만 가까운 거리에 있으면서 부부의 정을 나눌 것이다.  
 

형제는 오늘도 금호강가를 거닐면서 일상을 이야기 하고, 앞으로 나라가 어떻게 될지 걱정하면서 자신의 생각을 나눌 수 있었다. 
 

저 흐르는 물처럼 그대로 흘러가게 내버려 두는 것이 자연이다. 억지로 흐름을 막거나 개발이란 논리로 자꾸 건드리게 되면 자연은 더 이상 그 분노와 노여움을 숨기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