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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칠곡 가시나들> 할머니들의 시
우람별(논강)
2023. 12. 29. 20:15
국립칠곡숲체원에 가면 <칠곡 가시나들>이란 다큐영화에 출연했던 할매시인들의 시들 몇 편을 만날 수 있다. 그곳에 친구들과 산책을 겸해서 운동하러 갔다가 우연히 발견한 시들이다. 할머니들의 있는 그대로의 솔직함이 재미있고 정성들여 한 획 한 획 천천히 써내려간 글씨들이 감동이어서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이 데크를 따라 좌우로 오르고내리다 보면 곳곳에서 만나게 되는 칠곡 할머니(가시나)들의 시들, 가까이 가서 읽어보면 웃음이 절로 난다. 사투리가 그대로 살아있어서 재미있고, 할머니들의 순수함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위의 짤막한 시들을 활용해서 시극 대본을 하나 써 봐야겠다는 생각을 해 보았다. 시낭송가로 함께 활동하고 있는 우리 협회 홍경 누님의 삶과도 연결되어 있어서 그분을 주인공으로 해서 대본을 쓰면 잘 어우러질 것 같다.
마련된 데크 무대에 할머니들이 등장해서 자신이 쓴 시를 낭송하는 장면을 떠올려 본다. 낭송이 끝난 뒤에 관객들이 환호의 박수를 아낌없이 보내드리고..... 문맹으로 살다가 80이 넘은 나이에 한글을 익혀 삶을 소재로 표현한 시, 어떤 내용의 시든간에 솔직 담백하게 표현해 놓았으니 그 자체가 눈물겨울 정도로 감동이다. 할머니들의 열정과 솜씨에 머리가 숙여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