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3박 4일의 여행(장성 백양사)

여행 이야기

by 우람별(논강) 2012. 8. 18. 18:46

본문

문상을 마치고 우산형과 선재는 포항으로 내려가고, 우리 부부는 서백이 사는 수원 권선동에서 술 한잔을 더 하기로 했다. 서울의 여미재, 소소연과 함께 안산 시내를 빠져나왔다. 수원의 서백 단골집에서 막걸리를 제법 마시면서 이런저런 얘기를 많이 나눴더랬는데, 10여 년 전 지리산 종주 중, 지팡이를 짚고 어렵게 걷고 있는 남전 선생님을 만났을 때의 이야기가 나와서 특별히 재미있었고, 남전 선생님의 제자 서백이 여행사 대표에서 이제는 '움직이는 학교'의 교장이 되어 학생들의 체험학습을 도와주는 일을 하면서 더욱 인생의 기쁨을 많이 느낀다고 했다. 3년 전 수필가로 등단하면서 국문학에 더욱 관심이 많아졌고, 결국 올해 경희대 국문과에서 석사과정을 시작한 것이 다 삶의 윤기로 작용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열심히 해서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사제간의 인연은 그렇게도 깊은 것인가 보다며 서백이 웃는다. 스승을 따라 문인이 되었고, 스승의 딸 도빈과는 같은 교수에게서 문학을 배운 인연이 생겼으니......

 

  우리 부부는 샘터님들과 헤어지고(흑기사처럼 나타난 소소연의 친구 덕분에 늦은 시간이었지만 여미재는 구리시까지 편안하게 귀가할 수 있었다고 함.) 용인 수지에 사는 막내 동생 집으로 갔다. 미리 연락을 했지만 너무 늦게 들어가는 상황이 되어 매우 미안했다. 동생부부와 조카들이 반갑게 맞아주었다. 잠도 못자고 기다려야 했던 조카들한테 미안했다.(용돈으로 위로가 될까?) 다행히 녀석들은 조금 뒤 각자 방에 들어가 이내 잠이 들었고, 형제 부부는 새벽 2시 가까이 이야기꽃을 피웠다. 다음날 근무가 걱정이 된 동생이 그만 자자고 해서 끝이 났지만, 술 한잔 마신 나는 평소보다 말이 많았음에 틀림없다.

 

하룻밤을 편하게 묵고, 제수씨가 차려주는 아침 식사를 맛있게 먹은 다음 원래 여행 목적지인 전라도 장성 땅에 닿았다. 제일 먼저 찾은 곳은 백양사(白羊寺)라는 절이다. 내장산 국립공원 주변에 위치해 있다.

 

백양사(白羊寺) 입구, 거대한 바위 봉우리인 백학봉이 우뚝 솟아 있어 

배경으로 사진 한 장 담아둘 만한 곳이다. 옆으로 보이는 물의 세찬 흐름에

몸 한번 시원하게 맡길 수 있다면 참 좋겠다. 배 집어넣으라는 아내의 잔소리!!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갈참나무, 수령이 약 700년 정도라고 한다. 세상에!!!

 

축령산 문수사의 아기단풍이 유명하다고 해서 가보려 했지만, 백양사에서도 충분히 만끽할 수 있을 듯.

 

저 멀리 보이는 누각이 쌍계루이다. 양 옆으로 계곡이 흐르는데 그 곳을 바라볼 수 있는 곳에

쌍계루라는 누각을 세웠고, 포은 정몽주가 그것을 보고 지은 7언 율시 '쌍계루(雙溪樓)'가 있다.

 

求詩今見白巖僧  지금 시를 써달라 청하는 백암사(현 백양사) 스님을 만나니

把筆沈吟傀不能  붓을 잡고 생각에 잠겨도 능히 읊지 못해 재주없음 부끄럽구나.

淸叟起樓名始重  청수스님이 누각을 세우니 이름이 더욱 중후하고

牧翁作記價還增  목은 선생이 기문을 지으니 그 가치가 도리어 빛나도다.

烟光縹緲暮山紫  노을빛 아득하니 저무는 산이 붉고

月影徘徊秋水澄  달빛이 흘러 돌아 가을 물이 맑구나.

久向人間煩熱惱  오랫동안 인간 세상에서 시달렸는데

拂衣何日共君登  어느 날 옷을 떨치고 그대와 함께 올라 보리.

 

누각 왼쪽으로 흐르는 물

 

 

 

누각 오른쪽으로 흐르는 물

 

두 계곡물이 합쳐져서 이렇게 소를 이루고 계곡을 따라 흘러내려 가는 것이다.

 

 

 

백양사 사천왕문은 대한제국 말 대웅전 증축과 함께 고쳐지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는데

구례 화엄사와 장픙 보림사의 사천왕문과 함께 사찰문화재로서 매우 귀중한 자료라고 한다.

 

사천왕문 위에 내 걸린 독특한 현판 글씨, 누구의 것일까?

 

 

 

 

 

 

 

 

 

 

나무 안에 다시 뿌리를 내리고 자라는 생명의 끈질김이 느껴진다. 처음 보는 장면!!!

 

 

 

 

제주도에서 군락을 이루며 자생하는 비자나무가 그 북방한계선인 장성에서도 이렇게 자란다.

 

관련글 더보기